히로시마는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의 폭격을 맞은 도시입니다. 이런 역사로 인해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는 도시 규모가 훨씬 큰 도쿄, 오사카만큼 인지도가 높은 도시이지만 여행으로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사람은 훨씬 적은 곳입니다. 첫 일본여행이 히로시마라면 아쉬울 수 있지만 일본을 자주 방문하면서 새로운 일본 여행지를 찾는다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도시가 히로시마입니다. 히로시마 여행을 가기 전에 히로시마가 여행지로서의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공유하겠습니다.
목차
1. 일본 주고쿠 지역의 거점 도시 히로시마
역사 공부할 때 알고있는 히로시마는 원폭돔과 폐허가 된 도시 뿐입니다. 하지만 전후 일본의 성장기를 거치면서 히로시마는 서일본에서 주고쿠로 불리는 지역의 거점 도시로 성장했습니다. 여행객 입장에서 히로시마라는 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삼각주 지형입니다. 도시가 퇴적 지대 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주요 관광지를 지날 때면 항상 교량을 지나가야 합니다. 도보 여행의 비중이 높은 일본 특성상 도심 주요 관광지 곳곳에 있는 강길을 따라 구경하는 일, 교량을 건너는 일이 많을 것입니다.

2. 후쿠오카 다음으로 한국과 가까운 일본 대도시
히로시마는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까운 곳이기에 후쿠오카 다음으로 짧은 비행시간이 장점입니다. 다만 항공 노선 때문인지 히로시마보다 330km 멀리 떨어진 오사카(간사이) 공항행 비행시간과 5분가량 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분명 도쿄, 오사카보다는 이동 소요 시간이 짧지만 후쿠오카처럼 1시간 30분 내로 갈 수 있는 지역이 아닌 것은 아쉽습니다. 또한 리무진버스로 히로시마 시내까지 50분 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짧은 여행 시간이 최우선 요소라면 후쿠오카가 훨씬 좋은 선택지입니다.

3. 후쿠오카 대비 저렴한 숙박비
두 번째는 특징은 후쿠오카 대비 숙박비가 저렴하다는 것입니다. 히로시마의 비교지인 후쿠오카는 한국에서도 가장 가까운 일본 대도시이지만 사실 중국, 대만 입장에서도 가장 가까운 일본 대도시라서 주변국들의 여행 수요가 많습니다. 공항과 가까운 후쿠오카 도시 특성상 고도제한이 있어서 호텔을 높게 올릴 수 없다는 점으로 인해 여행객들을 수용할 호텔이 부족한 편입니다. 당연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후쿠오카는 일본의 수도인 도쿄, 대표 관광지인 교토 등과 비교해도 숙박비가 비싼 지역입니다.

그에 비해 히로시마는 대체적으로 후쿠오카보다 저렴한 숙박비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원폭 추모제 기간 때 일본 국내 및 해외에서 히로시마를 찾는 방문객들이 늘어난다는 점 등 여러 변수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비슷한 등급의 호텔 숙박비는 히로시마가 후쿠오카보다 저렴한 편에 속합니다. 항공권과 함께 해외여행 시 가장 많은 경비를 차지하는 것이 숙박비이므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숙박비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히로시마가 경쟁력이 있습니다.

4. 상대적으로 적은 한국인 관광객 vs 많은 서구권 관광객
한국인 관광객들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후쿠오카가 아니라면 일본의 대표 도시인 도쿄(하네다, 나리타), 오사카(간사이) 또는 삿포로, 오키나와로 대부분 여행을 가기 때문에 애매한 포지션에 놓인 히로시마는 상대적으로 덜 찾는 곳입니다. 대도시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면서 한국인 관광객이 적은 곳을 찾는 다면 히로시마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한국인 관광객이 덜 찾는 곳인 반면에 미국 및 서구권 여행자들이 많이 방문하는 도시입니다. 나가사키와 함께 원자폭탄이 투하된 도시이기 때문에 다크 투어리즘으로 히로시마를 수요가 많은 도시입니다.
5. 부족한 근교 관광지
도쿄라면 도쿄 그 자체로 관광지가 많고 요코하마, 가마쿠라 등 근교 여행지가 있습니다. 오사카는 간사이의 중심으로서 교토, 나라, 고베 등 도시와 연계해 여행하기 유리합니다. 후쿠오카는 규슈의 거점으로서 구마모토, 벳푸, 유후인 등 규슈 여행지 뿐 아니라 기타큐슈를 통해 혼슈의 가장 서쪽에 있는 시모노세키와도 접근성이 같은 주고쿠로 분류되는 히로시마보다 좋은 편입니다.
히로시마의 근교 여행지로는 이츠쿠시마가 유명하고 대표적인 곳입니다. 이츠쿠시마에 있는 이츠쿠시마 신사는 바다 위에 있는 토라이가 있는 곳으로 후지산과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서 일본풍의 건물과 세토내해 바다와 산들이 아릅답게 조화된 곳으로서 히로시마 방문 시 함께 방문하기 좋은 관광지입니다. 페리 이동시간 포함 1시간 30분 내외로 히로시마 여행 시 당일치기로 미야지마(이츠쿠시마)에서 보낼 수 있는 식당, 신사가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일본 대도시들의 근교 여행지들과 비교 시 이츠쿠시마를 제외하면 볼거리가 부족합니다. 토끼섬 오쿠노시마, 작은 항구도시인 오노미치가 근교 여행지로 꼽히지만 규모, 타 지역의 근교와 비교 시 약한 편이라서 히로시마에 4박 이상 숙박 시 히로시마 여행 시 지루할 수 있습니다.

6. 부족한 항공편, 작은 공항, 작은 면세점
현재 시점으로 한국에서 일본 히로시마 공항으로 갈 수 있는 공항은 인천국제공항, 청주국제공항 두 곳 뿐이며 항공사 역시 LCC인 제주항공과 Aero K 뿐입니다. 여행 수요가 적은만큼 취항한 항공사도 부족한 편입니다. 이는 한국 뿐만이 아니라 아시아 주변국인 중국(상하이, 베이징), 대만, 홍콩, 베트남으로 한정적인 공항입니다.
일본은 유니클로, 무인양품, 돈키호테 및 드럭스토어에서도 해외여행객들의 면세 쇼핑을 지원합니다. 그래서 면세점이 아니더라도 쇼핑의 선택지가 많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면세점 에디션, 면세점 전용 입점 브랜드 등 면세점에서만 구할 수 있는 브랜드, 제품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히로시마 공항은 항공편이 부족한만큼 공항의 규모도, 당연히 면세점의 규모도 작은 것이 단점입니다.
예시를 들자면 일본의 대표적인 인기 위스키인 야마자키, 하쿠슈 브랜드는 면세점 전용으로 스모키 배치, 비터스윗 에디션을 발매하고 있습니다. 2만엔 언더의 위스키로 위스키매니아들에게 가격 대비 맛이 좋다는 받는 위스키이지만 히로시마 공항에서 이 면세 전용 위스키들을 발견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간사이, 나리타 등 공항에서도 종종 품절되는 경우가 있는 위스키이며 히로시마 공항에는 극소량만 입고되기 때문입니다. 위스키 뿐만 아니라 화장품, 굿즈, 디저트 등이 다른 대도시 공항보다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